[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상대에 세트 초반 흐름을 내줬다. 세트 후반에도 추격을 허용했다.
이쯤되면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간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찾아온 고비를 잘 넘겼다.
흥국생명은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도드람 V리그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에서 귀중한 1승과 함께 승점 3을 챙겼다.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3-0으로 현대건설을 꺾고 4연승으로 신바람은 냈고 1위로 올라섰다.
소속팀 공격을 이끈 주인공은 토종 공격수 이재영이다. 그는 당일 두팀에서 가장 많은 17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40.54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14점으로 뒤를 잘 받친 톰시아(폴란드)를 앞세워 화력대결에서 현대건설을 제쳤다.
제몫을 한 이재영이지만 몸 상태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100% 완벽하진 않다. 왼쪽 아킬레스건과 무릎 그리고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
이재영은 "무릎은 예전에도 수술을 한차례 받은 경험이 있다"며 "병원에서도 배구 선수로 뛰고 있는 사실 자체를 신기해한다. 힘을 준 뒤 방향을 급하게 바꾸는 동작이 많은 농구선수를 했다면 더 크게 다쳤을 거라고 하더라. 농구선수가 아닌 배구선수인 점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얘기했다.
그는 코트에서 점프를 하고 스파이크를 할 수 있는 공을 트레이너들에게 돌렸다. 이재영은 "팀에 트레이너 선생님 3분이 계신데 정말 관리를 잘해준다"며 "그 덕은 나도 그렇고 동료들도 톡톡히 받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지만 경기에 못 뛸 정도는 아니다. 그러다보니 새해 소망은 단순하면서도 절실하다. 그는 "그냥 아프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후 자신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과도한 기대나 생각을 버리자는 것이다. 이재영은 "오늘 경기 뿐만 아니라 매 경기마다 '더 잘하자'는 생각을 안하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플레이가 더 안되더라. '코트 안에서 내가 할 일만 하자'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에 압박을 받기보다는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재영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오늘 현대건설전도 선수들끼리 '정말 덜미를 잡히면 안되는 경기'라고 다짐했다. 이런 각오를 하고 그리고 이기는 맛을 동료들도 알아가고 하니 책임감도 생기고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영은 지난 3라운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는 "사실 수상 소식을 전해듣고 좀 놀랐다"며 "라운드별 MVP는 신인 시절부터 한 번씩은 받았다. 그런데 지난 시즌에는 단 한차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올 시즌에도 나와 인연이 없을 거라고 봤다"고 웃었다.
이재영이 코트 안에서 신바람을 내자 흥국생명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토종 에이스의 활약이 팀 상승세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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