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초반 연속 3안타. 이 3개의 타구가 2차전 승부를 갈랐다.
5일 잠실구장. 전날 SK 와이번스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두산 선수단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중심 타자 중 하나인 양의지는 "어제 선발투수인 박종훈을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건 결국 결과론"이라며 "경기 중후반 잡은 찬스에서 적시타가 나오지 않은게 결국 승부를 가른 요인"이라고 말했다.
어떤 팀이든 9회까지 치르는 야구경기에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최소 한두차례 잡기 마련이다. 이 기회를 살리면 이기고 그렇지 않다면 다음 경기를 기약할 수밖에 없다. 전날 두산은 정규시즌 93승 팀 답지 않게 찬스에서 무기력했다. 특히 7회말의 무사 만루 기회에서 단 한 점도 얻지 못하면서 3-7로 힘없이 경기를 내줬다.
그러나 하루 뒤 열린 이날 2차전은 달랐다. 선발 세스 후랭코프의 기막힌 호투 속에 3회말 1사 1,3루서 정수빈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얻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 이닝인 4회에 나왔다. 첫 3타자가 모두 안타를 쳐내며 눈 깜짝할 사이에 3점을 추가한 것. 투런포 포함 장타 2개가 곁들여진 덕분이었다.
시동은 주포 김재환이 걸었다. 호투하던 SK 선발 문승원으로부터 우익선상을 총알처럼 타고 굴러가는 2루타로 득점권에 진출했다. 그러자 양의지는 3-유간을 꿰뚫는 좌전안타를 쳐냈고, 이때 김재환이 부리나케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았다. SK 좌익수 김동엽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김성현의 홈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양의지는 2루에 안착.
이어 좌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전날 혼자서 3타점을 올린 최주환. 상대적으로 감이 떨어진 듯한 두산 타자들 중 정수빈과 함께 쾌조의 타격을 나타낸 최주환은 무사 2루에서 문승원을 두들겨 우측 담장을 미사일처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한 방으로 스코어는 4-0으로 바뀌었고, 두산이 초반 승기를 잡는 계기가 됐다. 순간적으로 정신없이 몰아붙여 다득점에 성공하는, 정규시즌 당시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기대한 '득점찬스에서 점수를 내는' 공격이었다.
여기에 4-3으로 추격당한 7회초 2사2루에서 급히 등판해 강타자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2번째 투수 박치국의 차분하면서 절묘한 코너워크 또한 승리의 토대가 됐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8회말 또 한 번의 집중타로 3점을 추가하면서 승부를 되돌릴 수 없는 국면으로 몰고 갔다.
이날 경기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두산다운' 야구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꽤 커보인다. 안방인 잠실에서 1승1패를 거둔 두산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7일부터 열리는 인천 원정 3연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단기전에선 큰 것이 필요할 때 터져야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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