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8회말 2사 1,2루. 좌타석의 로하스는 마운드 위의 정영일을 지긋히 쳐다봤다. 볼-파울-볼로 조성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143㎞ 한가운데 직구에 동물적으로 반응했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수원의 까만 밤하늘로 솟구친 백구는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 구장 밖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장외 3점홈런.
6-5로 승부를 알 수 없던 경기가 9-5로 크게 변하는 쐐기포였다. KT의 6연패 뒤 2연승과 구단 사상 첫 30홈런 100타점 기록이 된 의미깊은 홈런이었다. 이날까지 로하스는 37홈런과 100타점 100득점을 마크했다. 30홈런 100타점은 KBO리그 통산 69번째 금자탑이기도 했다.
사실 30홈런 자체가 단일 시즌 구단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지난 2015년 김상현이 친 27홈런이 기존 최다였는데, 로하스는 올해 10개나 더 쳐냈다. KBO리그 1군 4시즌째인 KT에선 누구도 넘보기 힘든 기록을 세운 셈.
로하스는 말 그대로 KT의 '복덩이'다.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해 83경기에서 타율 3할1리 18홈런 56타점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자연스럽게 KT의 재계약 손길을 받은 그는 올 시즌에는 126경기에 나서 37홈런 100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타격도 한층 정교해져 타율 3할1푼2리로 한층 향상됐다.
언제나 여유를 잃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준다. 중심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그 덕분에 그 주위의 유한준, 황재균, 박경수 등 베테랑들도 부담을 한결 덜 수 있다.
이제 한국 무대 2년차일 뿐이지만 꽤 오랜 시간 함께한 것 같은 친숙한 느낌도 받는다. 모나지 않게 팀에 융화되면서 자기 본연의 몫을 항상 해주는 그가 없었더라면 그렇지 않아도 KT의 올시즌이 더욱 힘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된 로하스는 "(내 타석에)앞서 고의사구가 나왔고 중요한 순간이기에 더 집중했다. 마침 노리던 직구가 들어와 내 스윙을 가져간 게 홈런이 됐다"며 "30홈런 100타점은 내 개인적으로 처음인데 팀으로서도 처음이라니 자랑스럽다. 앞서 출루에 집중해준 팀동료들과 좋은 가르침을 주신 코치님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