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위어 감독과 러셀 크로가 둘 다 처음 이 작품에 대해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감상을 시큰둥했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을 정도로 이 작품은 대중적인 측면에서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영국의 소설가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전 20권에 달하는 베스트셀러 연작 소설 중 제10권인‘세상의 머나먼 끝’ 편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나폴레옹 전쟁기인 1805년, 영국 해군의 잭 오브리 함장이 이끄는 전함 서프라이즈호와 프랑스 무장 선박 아케론호의 대양에서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서브 플롯 없이 138분 내내 두 범선의 추격 장면만을 묘사하고 있고, 하이라이트격인 두 전함의 교전 장면도 기대만큼 스펙터클하게 그려지지 않은 까닭에 본격적인 해양 모험 영화를 표방한 작품치고는 오락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의 가장 돋보이는 볼거리는 1억5천만 달러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여, 실제 범선을 개조해 만든 실물 전함과 거대한 물탱크 위에 실물 크기로 건조된 전함 세트다.
이를 배경으로 삼아 19세기 초반 바다 위의 삶을 극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해 내는데 성공했다. 바로 이러한 점이 해양 소설의 전통이 깊은 영국이나 미국인들에게는 깊은 감명을 주었다.
이후 아카데미에서 10개 부문에 걸쳐 노미네이트되고, 20여 개의 저명한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비평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흥행 수익에서는 제작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9300만 달러에 그쳐 대중적인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였고,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더욱 호응을 얻지 못했다.
아나몰픽 2.40대1 영상의 전반적인 해상도는 평균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범선과 탱크에 건조된 실제 크기 범선 세트, 6분의 1 크기의 모형, 컴퓨터 그래픽 등 각각 다른 방식으로 촬영된 서프라이즈호의 모습들이 다양한 날씨와 배경에서 확연하게 구분되지 않도록 전체적으로 약간 흐리고 뿌연 톤으로 처리한 까닭이다.
전체적으로 무채색조가 지배적인 데다 색 농도도 다소 낮은 편이다.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호쾌한 영상을 기대한다면 시원하고 청명한 톤으로 감상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듯 하다.

754kbps의 dts와 448kpbs의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함께 지원하는 사운드는 대조적으로 아카데미 음향편집상 수상작답게 최상급의 사운드 디자인을 들려준다. 포격전에서의 대포 발사음과 피격음이 매우 날카롭고 밀도감 높게 전달되며 저음의 충격도 육중하게 퍼진다.
선상 전투 장면의 사운드도 치밀하다. 특히 사방의 파도 소리나 선체가 삐걱대는 소리, 머리 위 선창의 발걸음 소리, 선내의 어수선한 울림 같은 포위감과 공간감 표현이 매우 사실적이다. 풍부한 음향이 사방을 꽉 채우며 폭풍우 소리와 묵직한 북소리도 밀도 높다.
별도의 서플먼트 디스크에는 메인 제작 다큐멘터리(69분), 각본과 고증에 관한 설명(19분), 특수 효과 해설(30분), 음향 효과 해설(18분)과 인터렉티브 사운드 데모, HBO 제작 다큐멘터리(25분), 멀티 앵글 비교, 삭제 장면들, 스틸 갤러리 등 풍부한 부가 영상들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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