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꼭 도움이 되고 싶고요, 그렇게 되야죠."
지난달 10일 충북 진천에 있는 진천선수촌에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 공식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당시 선수촌에서 담금질하고 있던 주요 종목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참석해 이번 대회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그 자리에는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도 나왔다. 선수단을 대표해 주장이자 주전 세터 한선수(대한항공)가 참석했다. 그는 "4년전 아쉬움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배구대표팀이 이번 대회에 내건 목표(우승)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승수는 '3'이다. 조별예선과 12강전은 넘었다. 그런데 6강 상대가 껄끄럽다. 개최국 인도네시아와 28일 자카르타에 있는 GBK 인도어 볼리볼 홀에서 맞대결한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발표한 세계랭킹(2017년 7월 기준)에서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정확히 20계단 아래에 있다. 한국이 21위, 인도네시아가 41위다.
공은 둥글다. 그리고 토너먼트 특성상 단판 승부이라 세계랭킹은 큰 의미가 없다. 인도네시아는 홈팀 이점에 12강전에서 태국을 꺾고 올라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호철호'가 만만하게 볼 이유는 없다.
한선수는 2014년 인천 대회에 극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당시 상무(국군체육부대) 소속이 아닌 현역병(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하고 있었지만 국방부 협조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케이스가 있다. 미들 블로커(센터)로 김호철호에 승선한 최민호(국방부)가 그렇다. 한선수가 현역병으로 국가대표가 된 선례가 있어 최민호가 선발 될 수 있었다.
한선수는 인천 대회에 아쉬움이 남아있다. 당시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만난 일본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쳤다. 일본전 패배는 예상하지 않았던 터라 충격은 컸다. 메달을 따고도 대표팀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 장면을 이번에도 되풀이 할 수는 없다.
한선수는 지난 26일 파키스탄전이 끝난 뒤 "상대 리듬에 말려 초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지만 후배들 덕분에 점차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전도 마찬가지지만 4강 그리고 결승에서 중요한 것은 주요 공격수와 손발 맞추기다.
한선수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호흡을 맞췄던 정지석, 곽승석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 주 공격수 노릇을 해야하는 문성민, 전광인(현대캐피탈)과 엇박자가 나오는 상황 최대한 줄여야한다. 한선수에게 주어진 과제다.
김 감독은 한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자카르타로 온 뒤 첫 경기에서는 부담을 많이 갖는 것 같았다"며 "파키스탄과 12강전에서도 그랬다. 1세트에서는 조금 흔들린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을 골고루 잘 사용한다. 한선수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어 하는 자세가 아주 뿌듯하다"며 "파키스탄전 2세트부터 보인 모습을 선수들이 보여준다면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