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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벨파스트]부르면 안타까운 이름 석자 '이청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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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응원차 방문, 소속팀 상황 이겨내야 태극마크 가능한데…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국과 북아일랜드의 평가전이 열린 24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 파크, 경기 두 시간 전 반가운 얼굴이 보였습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30, 크리스탈 팰리스)이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이날 이청용은 런던에서 오전 비행기를 타고 벨파스트로 날아왔다고 합니다. 대표팀 응원을 위해서였죠. 선발되지 않았지만, 인접한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데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네요.

선수단 출입구에서 축구대표팀 관계자들과 반갑게 인사하던 이청용은 취재진과 마주하자 다소 어색한 미소를 보였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죠.

이청용은 지난해 11월 러시아, 모로코와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윙백으로 변신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소속팀에서의 출전은 당시나 요즘이나 아쉬운 상황입니다.

이청용은 지난해 12월 신태용 감독이 영국을 중심으로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러 간 당시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로이 호지슨 감독의 고집스러우면서 이상한 선수단 운영의 희생자였습니다. 신 감독이 관전하러 갔던 경기에서도 대기 명단에 있었지만,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요.

이 때문에 신 감독도 은근히 이청용의 이적을 기대했습니다. 친정 볼턴 원더러스 임대가 성사됐고 최종 이적 직전에 호지슨 감독이 다수 부상자 발생을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필요해서 이청용을 남기기를 기대했는데 잔류하고 기회 얻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습니다. 윌프레드 자하가 부상에서 돌아오자 더 외면받고 있습니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호지슨 감독의 마음입니다.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 두 번의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이청용의 가치는 분명 대표팀의 큰 자산입니다. 측면에서 경기 흐름을 바꾸는 패스나 침투는 정말 돋보입니다. 남아공 대회 당시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 만회골이나 16강 우루과이전 동점골은 이청용의 탄력과 부지런함이 만든 결과였죠.

유럽 원정 평가전 취재 전 몇몇 K리그 감독으로부터 이청용의 중요성에 대해 설교를 듣고 왔습니다. A감독은 "경기 출전 감각이 떨어져 있어도 경험은 무시하기 어렵다. 아마 신 감독이 최종 엔트리 선발 전까지 이청용을 두고 많이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고 하더군요.

B감독은 "이청용은 직선적이면서도 템포 조절이 가능하다.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이재성(전북 현대)과는 다른 장점이 있다. 팀 안팎으로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도울 존재다"고 평가하더군요.

기성용도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있지만, 이청용이 월드컵에 꼭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기성용의 지인은 "(기)성용이가 (이)청용의 부재를 많이 아쉬워한다. 아무리 선수들 경기력이 좋아도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중압감은 뛰어 보지 않은 선수들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청용이의 도움이 필요한데…"라며 입맛을 다신다더군요.

북아일랜드전에서 이청용의 부재는 꽤 느껴졌습니다. 기성용, 손흥민 등 경험자들이 빠지니 경기 흐름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더군요. 이청용이 주로 뛰는 측면 미드필더에는 권창훈(디종FCO), 손흥민이 잘 움직였고 이재성도 자리를 이동해 역할을 소화했지만. 농구 지도자들이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뻑뻑했'습니다. 공격을 풀어가는 섬세함이 잘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어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하더군요. 주전 못지않은 이청용의 존재가 보이는 경기였습니다.

이청용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과 함께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본인도 런던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전세기로 폴란드 카토비체로 이동하는 선수단을 출국문 앞까지 가서 마중했습니다. 동료들에게 폴란드전을 잘 치르라는 덕담도 남겼습니다. 아쉬운 패배에 위로와 격려로 동료들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니 신 감독의 마지막 선택이 더 궁금해질 것 같습니다.

기자와도 탑승 전 악수를 했습니다.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이청용도 웃으면서 받아주더군요. 20세 이하(U-20) 대표팀 시절부터 대중들에게 노출됐던 선수고 한국 축구의 중추적인 자원으로 증가했지만, 현재 상황은 참 여러 가지 마음을 교차하게 만듭니다. 경험이 있어도 뛰지 못하면 무소용이니까요.

대표팀 선발은 냉정한 선택으로 갈립니다. 모든 것이 순리대로 돌아간다고, 이청용의 노력 여부에 러시아행이 달렸겠죠. 23명이 인정으로 선발되는 것도 아니고 경쟁자도 많고요. 남은 시간 어떻게든 신 감독을 사로잡을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괴롭힐 수 있을지, 조용히 지켜봐야겠습니다.

조이뉴스24 벨파스트(영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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