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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이겼다…아름다웠던 목포시청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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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성, 박완선 등 프로 가능성 있는 선수들도 부각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이미 지나간 일이 됐지만 실업축구 내셔널리그를 대표해 FA컵에 나선 목포시청의 밤은 뜨거웠다.

목포시청은 내셔널리그에서는 유일하게 프로와 아마추어 최강을 가리는 FA컵 4강에 올랐다. 8강에서 K리그 클래식을 오래 경험한 챌린지(2부리그) 성남FC를 3-0으로 완파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4강에서 골리앗 울산 현대와의 승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한 골 차이였지만 흔한 표현대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울산에는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시작해 CSKA모스크바(러시아), 성남 일화.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를 경험한 김인성이라는 특급 조커가 있었고 목포시청에는 없었다.

그러나 목포시청의 계획은 치밀했다. FA컵을 앞두고 치른 내셔널리그 두 경기는 울산전 리허설이었다. 1승 1무를 거뒀는데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서 역습을 시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울산전에 도전했다.

운이 좋게도 바로 직전 경기는 김해시청과 원정 한 판이었다. 김해와 울산은 지척이었다. 컨디션 유지에도 딱 맞았다. 울산의 경기 스타일을 집중 연구하는 김정혁 감독의 여유 속 치밀함도 있었다. 울산이 경기 전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조용필 버전으로 틀어 마음을 흔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경기는 0-1 패배였지만 두 명의 인상적인 자원도 배출했다. 측면 공격수 정훈성과 골키퍼 박완선이었다. 정훈성은 전반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슈팅하는 개인기를 보여줬다. 전반부터 체력을 앞세운 목포시청의 축구에 정훈성을 몸을 던졌다.

성균관대 출신 정훈성은 2013년 일본 J2리그(2부리그) V-바렌 나가사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K리그는 드래프트제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정훈성은 참가하지 않고 해외 프로팀에 입단했다. 이 때문에 5년 안에는 K리그 진출이 불가한 규정에 묶였다. 내년 6월이면 K리그 진출이 가능하다.

기량 자체는 충분하지만 정훈성은 후반 속도를 높이는 울산의 경기력에 자주 다리 근육을 만졌다. 근육 경련으로 투혼을 발휘해 뛰는 것 외에는 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충분히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8강전에서 전체 최우수선수(MVP)상을 받는 등 기량을 인정받았다.

골키퍼 박완선은 축구팬들로부터 '목폰(목포시청의 잔루이지 부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종호, 김인성, 오르샤 등의 슈팅을 연이어 선방했다. 박완선의 선방이 없었다면 목포시청은 최소 4골 차 이상의 패배 위험이 있었다.

김정혁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수층이 좋지 못해서 교체 선수를 넣지 못했다"며 남은 리그 일정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목포시청을 이기기 위해 리차드, 오르샤, 타쿠마 등 외국인을 모두 선발로 내세운 울산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빛났다. 울산은 22개의 유효슈팅을 시도했는데 그 중 딱 하나만 골이 됐다.

패한 목포시청은 곧바로 목포로 돌아가지 않았다. 시내 숙소에서 하루 더 머물렀다. 몇몇 선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밤길을 걸으며 마음을 달랬다. 아쉬움은 컸지만, 클래식 3위 울산전을 통해 가능성 있는 자원이 얼마든지 있음을 충분히 알려주는 한 판이었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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