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쇠돌이 킬러' 양동현(31, 포항 스틸러스)은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6경기 11골 2도움으로 자일(12골, 전남 드래곤즈)에 이어 득점 부문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지난해 32경기 13골 4도움은 현재 흐름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깨질 전망이다.
양동현은 2002년 10월 당시 대한축구협회의 우수 선수 해외 유학 프로그램 1기로 이용래(수원 삼성) 등과 함께 프랑스로 떠났다. 이후 2003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야돌리드 19세 팀에 들어가 선진 축구를 경험했다. 1군 프로 계약을 앞두고 허벅지 피로 골절 부상으로 국내 복귀라는 불운이 있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바야돌리드에서 충분히 주전 경쟁을 펼치는 것이 가능했던 양동현이다. 양동현도 당시를 회상하면 늘 "아깝지만, 많이 배웠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2005년 울산 현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K리그 생활을 시작한 12년째인 지난해 양동현은 포항의 성적 부침이 큰 상황에서도 자기 몫을 해줬다. 리그 막판 5경기를 남겨 두고 선임된 최순호 감독은 양동현의 정적이면서도 투쟁적인 움직임을 파악하고 올해부터는 전방에서 공격 비중을 더 높였다. 수비 가담은 특정한 상황이 아니면 두는 방식이다.
이는 효과를 봤다.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부터 골이 터졌고 최근 6경기에서는 6골을 넣었다. 이 과정에서 A매치 휴식기로 리듬이 끊겼지만, 재개된 뒤에도 울산,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양동현의 감각이 좋으니 그를 막는 상대 팀은 일대일 수비와 지역방어를 동시에 활용한다. 특히 주심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살짝 건드리는 등 흥분도를 높이는 데 애를 쓴다. 양동현이 자주 상대에게 화를 내거나 큰 동작으로 넘어지며 파울을 유도하는 것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양동현도 이를 알고 최대한 참으면서 자신의 능력 발휘에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지난 28일 전북 현대와의 17라운드에서 양동현은 자신이 더 냉정해져야 하는 이유를 '라이언킹' 이동국(38)으로부터 확인했다. 이날 이동국은 두 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수 네 명을 두고 경험을 앞세운 속임 동작 후 슈팅을 시도해 골을 넣었다. 나이에 상관없이 노련미가 무엇인지를 선제골 하나로 증명했다.
반면 양동현은 후방에서 연결되는 패스가 끊기거나 상대의 거친 파울에 화가 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운도 따르지 않아서 후반에 시도한 헤더 한 개는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도 있었다.
최순호 감독은 양동현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최 감독은 "양동현은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전방에 좋은 공격수가 있으니 공격 2선에서만 잘 풀어주면 골을 넣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주장 역할도 충분히 수행해 만족도도 높다.
그렇지만, 이동국처럼 더 냉정함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는 "90분 동안 냉정함을 보여줘야 한다. 자기 흐름을 유지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늘 오는 기회에서 완벽하게 골을 넣을 수 있다. (전북전도)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왔다. 예민함이 보이는데 계속 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동현은 현재 포항 마케팅의 중심에 있다. 각종 경기 안내 또는 대외 활동의 전면에 서서 희생하고 있다. 최 감독이나 포항 모두 양동현이 조금만 더 냉정해 득점왕 등 타이틀을 취해 최고 공격수로 올라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포항의 기대를 크게 안은 양동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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