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타격보다는 수비, 그리고 출루와 주루플레이에 포커스를 맞춘 선수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외국인타자 앤디 번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번즈는 거포형이나 중장거리타자와는 거리가 멀다.
롯데가 번즈를 영입했을 때부터 조 감독은 "수비에 초점을 맞춘 선수"라고 했다. 올 시즌 친정팀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에 기존 최준석·강민호 등이 있기 때문에 타선 보강보다는 다른 부분에 신경을 썼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빠진 핫코너 자리도 메워야했다. 이런 가운데 번즈가 내야 뿐 아니라 외야까지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영입 이유 중 하나다.
번즈는 시즌 개막 후 예상을 깨뜨렸다. 타격이 약할 것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시즌 초반 쏠쏠한 방망이 실력을 자랑했다.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는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다음날(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LG전에서 연달아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쳤다. 홈런은 없었지만 안타 두개 모두 2루타였다. 장타력도 어느 정도 갖춘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지난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른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무안타로 묶였다.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치른 주중 3연전에서 3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회복하나 싶었으나 주중 3연전 마지막 날인 27일 한화를 맞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번즈는 시즌 초반 3할을 훌쩍 넘는 타율을 보였으나 배트에 힘이 빠면서부터 벌어놓은 타율을 까먹기 시작했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번즈는 타율이 2할5푼(88타수 22안타)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제대로 된 스윙을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번즈는 이날 두산전에 3루수 겸 8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타격이 한창 잘 될 때에는 상위 타순인 2번이나 클린업트리오인 3번 타순에도 나온 번즈다.
타격 부진의 원인으로는 흐트러진 타격 자세가 가장 먼저 꼽힌다. 번즈는 최근 타격시 몸이 앞쪽으로 많이 기울지는 편이다. 이럴 경우 좋은 타구를 만들기 어렵다. 외야로도 큰 타구를 내보내기 수월하지 않고 내야땅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조 감독은 번즈의 타격 연습 장면을 바로 뒤에서 지켜봤다. 훌리오 프랑코 타격코치는 번즈에게 타격시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에 대해 지적했고 직접 자세를 취했다. 타격 부진에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었다.
조 감독은 "(번즈가) 시즌 초반 잘 치다보니 기대치가 커진 부분도 있다"면서도 "만약 번즈가 1루수나 지명타자 또는 외야수로 뛰고 있다면 문제가 있는 타격성적"이라고 했다. 조 감독도 고개숙인 번즈의 방망이가 야속하기만하다.
경기 전 프랑코 코치가 보인 시범도 소용 없었다. 번즈는 이날 두산전에서 무기력한 장면을 여러 번 보였다. 그앞에 기회가 여러 번 찾아온 것은 롯데나 번즈에게 이날 만큼은 불운으로 작용했다.
번즈는 2회초 1사 3루·4회초 1사 2루·6회초 1사 1·3루 세 차례 맞은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대투수가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였지만 타석에서 보여준 결과는 실망스럽다, 번즈는 9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대타 김동한으로 교체됐다,
롯데는 4차례 찾아온 득점 기회를 모두 놓쳤다. 결국 두산에 0-2로 패했다. 앞서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 1패)를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두산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2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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