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시카고 타자기'의 유아인이 시공간을 초월해 시청자를 홀리고 있다. 1930년 여유와 낭만을 품은 예술가와 2017년 까칠하지만 매력적인 스타작가, 유아인이 품은 두 캐릭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 연출 김철규) 5회에서는 유령작가 유진오(고경표 분)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는 진짜 유령이었다. 이어 한세주의 머리를 어지럽혔던 1930년대 경성의 환영도 어떤 것인지 암시됐다. 한세주와 전설(임수정 분), 유진오. 이들의 인연이 전생부터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2017년 한세주는 벼랑으로 내몰렸다. 원고마감일이 다가와도 생각대로 글이 써지지 않은 것. 힘겹게 완성한 원고는 "다른 사람이 쓴 것 같다"는 씁쓸한 감상평으로 돌아왔다. 급박한 마음에 다시 유령작가 손을 잡았지만, 베낀 원고를 세상에 내놓기에 마음이 복잡하다.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작가가 되겠다"던 자신의 다짐과 이 다짐을 알고 있는 전설이 있기 때문.
유아인은 폭넓은 감정선으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한세주의 마음을 표현했다. 조바심과 씁쓸함, 슬픔까지. 특히 한세주가 자괴감에 홀로 집필실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시청자의 가슴을 강하게 두드렸다. 배우 유아인의 표현력이 깊은 매력으로 보인 순간이다. 이외에도 큰 결심 전 전설을 찾아갔을 때는 사랑스러운 남자의 매력이 쏟아졌다.
2017년 한세주가 아팠다면, 1930년 경성시대 서휘영은 낭만적이었다. 서휘영은 친구의 물음에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은 채, 바삐 펜을 움직였다. "조국은 빼앗겼지만 나에게서 문장을 뺏을 수는 없어. 글을 쓸 수 없다면 난 유령이나 다름없으니까"라며 불쑥 내뱉은 말 속에 서휘영이라는 인물이 지닌 시대정신과 낭만, 예술가 기질이 담겼다.
1930년 서휘영일 때 유아인은 아무렇게나 흐트러트린 머리칼, 동그란 안경 너머 나른하면서도 빛나는 눈빛, 여유로운 미소와 표정, 부드러운 목소리까지. 매력이 넘친다. 1930년대 문인 서휘영을 완벽하게 담아낸 유아인의 캐릭터분석력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시카고 타자기'는 2017년과 1930년을 넘나든다. 전혀 다른 두 개의 시공간 속 인물들을 절묘하게 연결해 스토리를 더욱 휘몰아치게 만드는 것. 두 시공간이 빠르게 전환되는 만큼, 각 시대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야 하는 배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유아인은 이를 넘어 각 캐릭터에 매력까지 덧대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드라마를 향한 호불호 반응 속에서도 배우 유아인의 연기력과 존재감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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