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중국 슈퍼리그(CSL)의 몸값 폭등 현상에 중국축구협회가 칼을 빼 들었다.
중국의 시나스포츠는 15일 중국축구협회가 올해부터 CSL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을 변경한다고 전했다. 기존 아시아 출신 1명을 포함한 5명 출전에서 5명 보유 3명 출전으로 바꾼 게 골자다. 18인으로 구성되는 출전 명단에는 5명까지 포함 가능하다.
올겨울 이적 시장에서 '차이나 머니'의 위력은 세계를 휩쓸고 있다. 상하이 상강이 무려 6천만 유로(약 759억원)를 뿌려 오스카를 첼시(잉글랜드)에서 영입했다. 라이벌 상하이 선화는 카를로스 테베스의 이적료로 약 7천만 파운드(한화 1천50억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상급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에게도 거액의 주급을 제안하며 유혹의 손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대표 수비수 장청중이 베이징 궈안에서 허베이 화샤 싱푸로 옮길 떄 이적료가 2천만 유로( 257억원)에 달하는 등 '쩐의 전쟁'이 일상화되고 있다.
거침없는 돈 쏟아붓기에 결국 중국축구협회가 나섰다. 자칫 선수 영입에만 투자가 집중되면 구단 재정 건전성 악화로 파산·해체되는 구단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인 시선도 중국축구협회의 선택을 이끌었다. 서방 주요 언론은 연일 시진핑 주석의 축구굴기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실제로 디에고 코스타(첼시)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불화설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특정되지 않는 한 중국 클럽이 1천억원이 넘는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거품 제거와 함께 자국 선수 보호 명분도 앞세웠다. 23세 이하(U-23) 선수 2명을 출전 명단에 반드시 넣어야 하고 그중 1명은 선발로 출전해야 한다. K리그의 U-23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을 본딴 것으로 보인다.
슈퍼리그의 경우 상위권은 물론 중·하위권 팀까지 대부분 외국인 공격수가 뛴다. 중국인 공격수가 부재한 팀이 많은 상황에서 선수 육성 및 보호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국의 변화는 K리그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K리그 구단들은 그동안 슈퍼리그, 갑급리그(2부리그)에 몇몇 성장한 선수들을 이적시키면서 이적료를 챙겨왔다. 이를 바탕으로 선수 육성에 재투자하는 등 나름대로 차이나 머니에 대한 낙수 효과를 봤다.
실제 전북은 지난 2015년 여름 에두를 허베이로 보내면서 50억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이 돈을 새로운 선수 영입에 지출하는 등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CSL의 축소 정책은 적잖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주로 K리그 수비수들의 성실성을 높게 평가하며 영입했던 이전의 흐름이 크게 흔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격수 중심으로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게 되면 한국 선수들의 입지가 위축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아시아 쿼터 1명을 포함하는 3+1 출전 규정이 유지 되기 때문에 광저우 에버그란데, 장쑤 쑤닝, 상강, 선화 등은 한국 선수들 보유에 문제가 없지만, 나머지 팀들은 선수를 줄이는 등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 일부 중국진출 한국 선수들의 경우 연봉을 삭감하면서 K리그로 유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 축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미 K리그는 '셀링 리그'라는 인식이 강한데 이번 중국의 조치로 수익을 낼 유통로마저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선수 육성에 목을 매고 있는 K리그가 좀 더 다양한 시선으로 아시아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K리그에선 챌린지 2개 구단이 없어졌다. 사실상 1백여명의 선수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봐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보수적인 조치는 국내 구단들의 선수 보유 한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0~35명 안팎으로 구성되는 인원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실제 그런 구단도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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