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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전쟁, 이젠 건물 내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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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시대 건물안 위치정보가 중요…구글·애플 2파전

[안희권기자] 최근까지 모바일 시장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던 지도플랫폼 업체들이 전장을 또 한차례 확장하고 있다. 모바일 지도에서 건물 내부로 그 영역을 넓힌 것이다.

구글과 애플 등 지도 플랫폼 업체는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자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바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모바일 지도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탑재돼 이동중에도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비즈니스 분야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이젠 한발 더 나아가 건물 내부를 선점하기 위한 3차원(3D) 지도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을이나 도로, 지형과 산세 등 위치 정보보다 매장이나 건물 안 공간 데이터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도 업체들이 건물 내부에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사물인터넷(IoT) 보급과 맥을 같이 한다.

◆사물인터네 시대 '건물내부' 정보가 중요

사물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건물 안에 있는 물건들의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제품마다 센서를 내장하고 있어 이 정보만 수집해도 매장 층별 상품 배치나 판매량 변화를 수치로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새로운 위치 정보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이 정보는 마케터들에게 매우 값진 정보다. 이 정보를 건물 내부 지도와 연결해 매장 고객 응대에 활용하면 제품을 어느 위치(공간)에 놓았을 때 잘 팔리는지, 고객이 선호하는 쇼핑 경로는 어디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매장 관리자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진열하면 이전보다 판매량을 더 늘릴 수 있다.

지도 업체도 모바일 지도 사업에서 얻었던 이익을 더욱 크게 키울 수 있다. 건물 내부 지도플랫폼을 장악한 업체는 그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매장 안 위치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면 소비자들의 층별 선호도, 장소나 시간에 따른 제품 구매 경향을 분석해 마케터나 광고주에게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건물내부' 선점경쟁도 구글·애플전

건물 안 지도 제작은 구글이 스트리트뷰 기술을 활용해 먼저 시작했다. 휴대형 장비를 메고 매장 내부를 촬영해 지도를 만드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건물 내부를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구글은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3D 지도제작 탱고(Tango) 단말기 시제품을 공개했다. 탱고는 애플을 견제하고 건물 내부 지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구글이 추진중인 3D 지도제작 프로젝트다.

애플의 움직임은 더욱 왕성하다. 애플은 모바일 전쟁에서 고전한 후 지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작년 11월 3D 동작감지 지도제작업체 프라임센스를 인수했다. 이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 동작감지기 키넥트의 원천 기술을 지니고 있다.

프라임센스는 3차원 감지 기술을 사용해 건물 내부 지도를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솔루션도 갖고 있다. 따라서 애플은 프라임센스 인수로 매장 안 지도 제작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건물 내부 지도 경쟁이 올해 들어 기반 기술 확보전에서 생태계전으로 바뀌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지도플랫폼 우호세력 구축에 나선 것이다. 애플은 아이비콘을 내세워 협력사를 모으는 등 이 부분에 큰 공을 드리고 있다. 반면, 구글은 탱고를 개발자나 업체에 개방해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생태전 '아이비콘 vs 탱고'

따라서 양사 경쟁을 아이비콘과 탱고의 영향력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애플 아이비콘은 아이폰 사용자가 매장 안이나 건물 내부에서 제품 위치와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구현한 무선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지도 자체보다 건물 내부 위치 정보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치 정보 기반 무선 기술 아이비콘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조성하는 데 지도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이비콘은 우군 확보로 생태계 조성이 순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소속 지구 경기장에 아이비콘을 도입하고 있다. 경기장마다 65개 아이비콘이 설치되며 올 시즌 개막 전에 20개 이상 경기장에 이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명기기 업체 필립스는 독일 뒤셀도르프 소매점에 아이비콘을 내장한 조명기기를 설치해 아이폰 사용자가 매장 안에 구비된 제품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은 소매점 앱만 설치하면 매장내 상품 위치, 그곳까지 가는 이동경로, 특가 상품,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장보기를 손쉽게 끝낼 수 있다.

아이비콘 생태계는 향후 애플 지도와 결합해 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달리 구글은 지도 자체로 승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이 내놓은 것이 탱고 단말기다. 이 단말기는 3D 센서와 카메라, 지도 제작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건물 내부 지도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탱고는 모토로라 특수연구부서였던 ATAP그룹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다. 이 부서는 조립폰을 만드는 아라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내부 지도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형태인 탱고 단말기와 소프트웨어개발킷(SDK)을 공급할 예정이다. 구글글래스를 개발자들에게 먼저 제공해 제품 출시 전에 스마트안경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지도 생태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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