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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농구로 한마음…북측 응원단 "승리로 하나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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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찾은 재인도네시아 북한 대사 남측 기자 몇명 왔느냐 관심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도무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머나먼 땅 인도네시아에서 남과 북이 한반도의 농구사를 새로 썼다. 경기장을 찾은 북측 응원단도 열광적인 성원을 보냈다.

여자농구에서 구성된 남북 단일팀은 1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바스켓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A조 인도네시아와 첫 경기에서 108-40으로 이겼다.

경기 전부터 각국의 관심이 모아졌다. 한국 취재진은 물론 개최국 인도네시아 그리고 옆나라인 일본 기자들도 자리를 지켰다. 남측과 북측이 함께 힘을 합친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기사거리가 될 수 있다. 한 일본 기자는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의미있는 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일팀이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코트 열기를 끌어올린 인물이 있었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북측 동포들이다. 이들은 '한'·'반'·'도'라는 세 글자를 절묘하게 배치해 한반도를 나타낸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 근처에서 단일팀을 상징하는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한 자리에 모인 목적은 분명했다. 단일팀의 승리로 한반도의 승리를 기원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날 응원에 참가한 북측의 안청미 씨는 "단일팀의 승리를 바라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며 "우리가 꼭 승리해 서로 부둥켜 안고 하나가 되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또 다른 응원단도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우리가 계속 이겨서 한반도기가 가장 높은 곳에 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물급 인사도 눈에 띠었다. 안일광 재인도네시아 북한 대사가 응원단과 함께 단일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찾았다. 안 대사는 응원단 관계자와 함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기자가 말을 걸자 그는 "경기가 시작하기 전이다. 아직 감정이 끌어오르지 않았는데 무슨 인터뷰를 할 게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남측에서도 (단일팀에)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기자는 몇명이나 왔는가"라고 물었다. 단일팀 첫 경기에는 국내 취재진 10여명이 찾았다. 그 얘기를 해주자 안 대사는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쳐서 힘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경기 내내 응원단은 흥겨운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았다. 북측 선수든 한국 선수든 가릴 것 없이 득점포가 터질 때마다 응원은 달아올랐다.

꽹과리와 소고 등 전통 악기를 함께 갖고 온 응원단은 한반도기와 인도네시아 국기를 모두 흔들며 경기 종료 때까지 힘을 보탰다. 로숙영은 2쿼터 초반 작정한것처럼 연속으로 득점포를 올리며 응원에 화답했다.

응원 덕분인지 경기력에서도 단일팀은 인도네시아를 맞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의 프로 선수들과 북한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로숙영과 스피드가 뛰어난 장미경 그리고 외곽포에서 자신감이 넘치는 김혜연 등이 가세한 단일팀은 모든 면에서 홈팀을 능가했다.

종종 호흡이 맞지 않는 상황도 나왔지만 이날 경기가 첫 실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경기가 끝난 후 공동취재구역을 지나간 로숙영은 취재진이 건낸 물음에 답하진 않았다. 대신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그러나 이문규 감독은 "단일팀의 승리를 함께 해 영광스럽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에이스'인 박혜진도 "북측 선수들과 한 마음으로 승리를 따내 기쁘다"며 "좋은 성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남겼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기에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더미다. 그러나 적어도 농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날 경기 또한 훗날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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