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3, 모바일 바람 유난히 거셌다
2013.12.03 오후 2:44
B2B 성과도 괄목…게임 규제 족쇄로 다소 위축되기도
부산에서 또 다시 별들의 잔치가 열렸다. 이번엔 영화가 아니라 게임이다. 나흘 간의 열전 끝에 지난 11월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내린 ‘지스타 2013'은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역대 최대 규모인 18만8천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천명이 늘어난 수치로, 지스타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의 위상을 재차 확인했다.

글|강현주-이부연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로 자리잡은 지스타 2013이지만 올해는 시작전부터 뒤숭숭했다. 게임중독법 파동으로 분위기가 위축된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국내 업체들이 불참하면서 축소 우려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 관람객이 몰리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회의 초점을 비즈니스 중심의 B2B에 맞춘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덕분에 해외 바이어들을 대거 불러모아 실속을 챙기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 모바일 바람 다시 한번 확인

이번 전시회는 특히 모바일 바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 게임 전통 강자들의 모바일 시장 공략이 두드러졌다. 중소게임사들이 쏟아낸 모바일 게임들도 눈길을 끌면서 모바일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바일 바람의 대표주자는 역시 넥슨이다. 넥슨은 당초 온라인 대전으로 기획됐던 '영웅의군단'을 모바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작의 경험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엘케이로직코리아도 온라인 성공작인 '거울전쟁'을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한 '거울전쟁모바일'을 선보였다. 특히 이 회사는 유럽과 동남아에 이 게임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켜 눈길을 끌었다.

넷마블은 30여종의 모바일 게임들을 B2B 관을 통해 대거 선보였다. 반면, 이 회사가 이번 지스타에 들고 나온 온라인 게임은 7종 뿐이다.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모바일 히트작 '포코팡' 야외부스를 꾸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회를 열어 대기행렬을 이어갔다.





B2C 전시관에서는 지난해 컴투스, 게임빌이 메웠던 B2C관 자리를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인 헝그리앱이 메우며 관람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모바일 게임 전시장을 만들어냈다. 지스타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는 주관람 동선을 확대해 관람 편의를 확대하면서 부스 간 소음 등 민원도 대폭 줄었다"면서 "특히 외국 참여 기업들을 편의를 위해 내외부 안내 사인물을 영문으로 표기해 만족도를 높인 결과 해외 바이어들의 참석도 크게 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 중소 모바일 게임업체들도 약진

올해는 중소 모바일 게임 업체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컴투스, 게임빌이 B2C관에 수십종의 모바일 게임을 최대 규모 부스로 전시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대를 향한 포문을 열었다면, 올해는 중소규모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을 들고 나왔다. B2C 부스에 자리잡은 헝그리앱은 와이디온라인, 안드로메다게임즈, '진격1942'의 구미코리아, '로스트인스타즈'의 그리코리아, 몹캐스트 등 업체들과 함께 공동관을 꾸려 관람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모바일 게임 전시장을 만들어냈다.

그라비티도 퍼즐앤드래곤 리그를 열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글로벌 히트 모바일 게임 '퍼즐앤드래곤'을 서비스하는 그라비티는 올해 게임 대상에서 아시아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스타 내내 이어진 퍼즐앤드래곤 리그전에는 참가하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을 볼 수 있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부스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씨드나인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로드컴플릿 등도 인기 행진 중인 '몬스터길들이기', '수호전' 등 대표 게임을 전시하면서 모바일게임 시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B2B 관에서는 특히 실속을 차리기 위해 B2C관을 포기한 모바일 게임사들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카카오를 비롯해 CJ E&M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가 모두 20부스 이상으로 관을 꾸리고 국내외 업체 관계자들을 맞이했다. 중국 내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 게임즈, 창유 등도 이에 질세라 최대 규모 부스를 꾸렸다.

B2B관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는 B2B가 실속있게 꾸려지면서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라면서 "모바일 게임의 경우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이러한 자리가 꽤 도움이 되며, 업체들로서도 전시보다는 다양한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는 데 집중하면서 비즈니스 성과에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국산 대작 기근 심화…중독법 저항 거세져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스타에선 국산 온라인 대작 기근현상이 두드러졌다. 매년 국산 대작들이 경연을 벌였던 지스타 B2C 전시장은 올해는 블리자드, 워게이밍, 닌텐도, 소니 등 해외 업체들의 부스가 자리를 메웠다. 넥슨의 '도타2'와 다음의 '검은사막'만이 국산 대작의 명맥을 간신히 유지해줬고 꾸준히 전시장을 장식해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자취를 감췄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국회에 발의돼 있는 '4대중독법' 등 각종 규제 이슈로 인한 게임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흔적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규제 바람에 대한 저항도 거셌다. 지스타2013 야외전시장에서는 '중독법 반대서명운동'이 지스타 기간 중에 진행됐다. 마지막날 15시 기준으로 1만3천명(누적)이 '중독법 반대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이번 행사에 방문한 한국e스포츠협회장인 전병헌 의원은 "이번 지스타는 해외 게임사들이 득세한 반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안타깝고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이는 일부 과다 규제 법안이 제출돼 국내 게임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의 한 흐름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B2C가 위축된 분위기였던 반면 글로벌 바이어들을 공략하는 B2B 부문은 예년보다 불타올랐다. 해외 유료 바이어도 지난해보다 66%나 증가했으며 B2B관의 크기가 지난해보다 40% 이상 커지면서 지스타가 전시 대전에서 '비즈니스 대전'으로 축이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소 게임사들을 위한 지스타 투자마켓도 확대 운영돼 총 28개 투자회사 및 유통사와 24개 게임 프로젝트 상담(지난해 26개 투자회사, 10개 게임 프로젝트)이 이뤄졌으며, 채용 박람회에도 20개 게임 업체가 참가해 지난해보다 늘어난 총 1천148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지스타 컨퍼런스가 3개의 기조강연과 36개의 게임비즈니스 및 게임기술 강연에 577명의 청중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