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이젠 전문점이 뜬다
2013.11.06 오후 4:46
특정 분야 집중 '버티컬 SNS' 급부상
"백화점은 노. 우린 전문점으로 승부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얘기다. 최근 들어 특정 정보만 다루는 SNS가 속속 등장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SNS 시장에 분 버티컬 바람을 진단해봤다.

글| 정미하 기자 사진| 각사 제공



몇 년 전부터 SNS 시장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둘 모두 이용자 수가 10억, 5억 명을 넘어선 상태. 여기에다 구글이란 든든한 뒷 배경을 갖고 있는 구글 플러스도 만만찮은 위세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새로운 SNS가 자리를 잡을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 틈을 파고 든 것인 이른바 '버티컬 SNS'다. 백화점식 정보 공유를 지향하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사진·동영상만을 나누거나 게임·책 등 특정 관심 분야의 정보만을 다루는 게 버티컬 SNS의 새로운 모양새다. 기존 SNS가 대중화를 앞세우고 시장을 선도했다면, 최근 등장하는 SNS는 전문화로 방향 전환 중이다.

버티컬SNS는 미국의 인스타그램(Instagram)이나 핀터레스트(Pinterest)와 같은 사진 공유 SNS가 대표적이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4월 설립한지 2년만에 페이스북에 약 10억달러(약 1조1천438억원)에 인수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핀터레스트는 '핀(Pin)' 시스템을 통해 여러 콘텐츠 중에서 자신의 관심사만 수집해 보여준다.



이 외에도 위기기반으로 자신이 온 장소 정보를 공유하는 포스퀘어(Foursquare), 구인구직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링크드인(LinkedIn)이 버티컬SNS의 대표격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자체적으로 프로페셔널 스킬스(professional skills)기능을 추가하고 링크드인과 같은 버티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같은 버티컬SNS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카메라 앱 '싸이메라'는 11월 중으로 사진특화 SNS로 변화시킨다. 인물 보정 및 성형기능을 적용한 사진꾸미기 앱을 넘어 사진 공유 앱으로 특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 9월 사진 공유를 목적으로 한 '위드(WITH)'를 출시했다. 다음 관계자는 "기존 SNS가 사진이 텍스트를 뒷받침하는 요소였다면 '위드'는 사진이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이미 페이스북·트위터·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거대SNS 들이 평정한 SNS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신규SNS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거대SNS가 수평적 관계 중심으로 정보를 방사형으로 모아보여주는 대신 버티컬SNS는 특정 정보만을 깊게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정보의 한계는 끝이 없다. 책을 읽은 소감·현 세태에 대한 평가부터 주말에 찾은 산에서 먹은 도시락·우리집 베란다에 핀 꽃 등의 사진에다 웃긴 동영상·내가 좋아하는 음악 파일까지. 텍스트부터 사진·동영상·음원파일까지 다양한 정보가 가득한 것이 거대SNS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불특정 다수와의 관계망에서 정보가 과잉되고 유사서비스 마저 범람하면서 피로도도 증가한다.

이에 반해 버티컬SNS는 한두가지 영역을 킬러콘텐츠로 승부하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선택해 모아볼 수 있다. 지난해 CJ E&M에서 내놓은 '인터레스트.미'가 대표적으로, 아웃도어 패션·여성 롱부츠·동물 영화 등 카테고리 별로 자신이 좋아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해 볼 수 있다.

거기다 버티컬SNS가 킬러콘텐츠로 삼는 영역은 기존 거대SNS에서 주로 유통되던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미디어콘텐츠를 넘어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페북과 트위터 등이 자발적 실명 공개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그 속에서 공유하기 꺼려졌던 정보나, 특정 취향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SNS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기사진이나 음식 사진 등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사진을 제외한 영역으로 그 범주가 확대되면서도 세분화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지빗'은 헤드폰·자전거·오토바이·프라모델 등 특정 카테고리에 관심을 가진 매니아적인 감수성을 나누는 공간으로 특화돼 있다. LG유플러스 '펫러브즈미'는 반려동물 애호가들끼리 관련 정보를 주고 받는 창이다.



벤처기업 아이쿠가 만든 'bb'에서는 모션픽쳐(motion picture·움직이는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다. 사용자가 만든 동영상을 5초내로 압축해 웃긴 모습을 연출해 게재하는 것이 주로, 대중화된 공간에 보이기 민망한 내용을 지인들과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난 8월 다음의 마이크로블로그 형식SNS '요즘'이 서비스를 종료하고 KT의 위치기반SNS '아임인', 사진기반SNS '푸딩.투'가 사업 종료를 선언하는 등 버티컬SNS 시장은 아직 완벽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SNS에 대한 버티컬SNS의 도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