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의 위업을 달성한 허정무 감독이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월드컵 16강 감독의 귀환. 많은 축구팬들이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인천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른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서 성적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인천에 구세주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이 인천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쓰러져가는 인천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인천에 어떤 색의 옷을 입힐까. 인천팬들이 염원하는 K리그 우승을 허정무 감독이 이끌어낼 수 있을까. 월드컵 16강을 일궈낸 허정무 감독이기에 희망은 더욱 부풀어 오르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이런 기대와 희망에 대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2년'이라는 시간이다. 지금 당장 팀을 변화시켜 정상으로 이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2년 후 모든 이들이 기대하는 인천을 당당히 세상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허정무 감독은 23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인천이 지금 우승한다는 것은 어렵다. (구단주인 송영길) 시장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선수단이 정말 한 덩어리가 돼서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내년까지는 팀을 정비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다음부터는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 우승을 노리는 팀, 어느 팀과도 자웅을 겨룰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팬들에게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유롭게 인천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아무리 명장이라고 해도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꿀 능력은 없다. 그래서 2년의 기다림을 함께 해나가자고 부탁을 한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준다면 분명 최고의 인천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자신감이다.
허 감독은 "올해 연말까지 선수단 전체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어떤 부분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나은지 세심히 살펴볼 것이다. 팀 리빌딩 작업에 집중할 것이다. 지금 당장 성적을 올릴 생각은 없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 경기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차분히 지켜보면 분명히 강한 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허정무 감독은 기다림에 대한 보답을 이미 한 적이 있다. 2007년 12월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허정무호의 초기 시절은 비난의 중심에 섰다. 대표팀은 답답한 플레이로 일관했고, 성적도 내지 못했다. 한국 축구팬들은 허정무 감독에 비난의 눈빛을 보냈고 감독 사퇴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비난은 찬사로 바뀌었고 결국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허정무 감독은 오랜 기다림에 대한 최고의 보답을 한 것이다.
허정무 감독과 인천 유나이티드, 그리고 인천 팬들이 함께 해야 할 2년의 기다림. 충분한 가치가 있는 기다림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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