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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이청용, 한 걸음씩 걷고 있는 '속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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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20, FC서울)은 2008년 한국축구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 그리고 상대수비를 몰락시키는 킬패스는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FC서울이 K리그의 강자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기회가 찾아오면 놓치지 않는 골 감각 역시 이청용을 떠오르게 했다. 그는 '한국축구의 미래'라고 불렸다.

2008 K리그 시즌을 치르는 도중 서울은 팀의 에이스 박주영을 프랑스로 떠나보냈다. 하지만 박주영의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박주영이 없는 사이 수많은 서울의 스타들이 에이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그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였던 선수는 이청용. 그는 올 시즌 23게임 출전, 6득점 6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청용의 놀라운 성장과 기량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빛났다. 지난 5월31일 상암에서 열린 요르단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청용. 이후 월드컵 3차예선에서 한국축구의 '대들보' 설기현과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이제는 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윙어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이청용은 대표팀에서나 클럽에서나 승승장구하며 꿈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청용에 큰 위기가 찾아온다.

지난 2일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5라운드 부산-서울 경기에서 이청용은 후반 13분 김태영에게 고의적이고 거친 파울을 저질러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이청용은 멀리서 무릎을 들고 날아올라 오른발로 김태영의 복부를 걷어찼다. 논란의 소지가 없는 고의적인 파울이었다.

그동안 이청용에 많은 갈채를 보내며 기대를 했던 사람들이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이청용의 비도덕적인 행동에 팬들은 분노했다. 이청용의 대표팀 합류 논란이 일었고, 추가징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청용은 한순간에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

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준비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이청용은 결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른 어떤 이들보다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첫 번째 '속죄의 길'이 찾아왔다. 지난 15일 카타르와의 친선경기에서 이청용은 전반 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속죄의 골'이라며 주변에서 반겼다.

그리고 20일 두 번째 '속죄의 길', 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청용이 출격했다. 한국은 사우디를 2-0으로 이기며 월드컵 본성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팬들은 태극전사들에 열광했다. 특히 사우디전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최상의 활약으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한국을 위기에서 구하며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이영표, A매치 첫 원정골을 터뜨린 이근호, 화려한 복귀골을 신고한 박주영, 캡틴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박지성, 노련한 선방으로 한국을 살린 '돌아온 수문장' 이운재 등. 축구팬들은 이들의 활약에 주목했고 열광했다. 쏟아지는 조명 속에 이청용은 없었다.

하지만 이청용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냈다. 아니 사우디전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공격을 이끈 주인공은 이청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반 초반, 사우디의 일방적 공세에 밀린 한국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이청용 때문이었다. 이청용은 예리한 드리블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내며 한국에 공격기회를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전반, 한국에 가장 결정적인 기회도 이청용이 만들어냈다. 33분 이청용의 패스가 이근호 발 앞에 정확히 떨어졌고, 이근호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걸리고 말았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한국에 다시 천금같은 골 기회가 찾아온다. 후반 1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에 걸렸다. 골키퍼가 쳐낸 공은 다시 이청용을 거쳐 정성훈에게 연결됐고, 정성훈이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상대 수비가 간신히 걷어냈다. 후반 초반 이 두 번의 결정적 기회도 모두 이청용의 패스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후반 6분 이청용은 정성훈에 완벽한 패스를 찔러 넣었고, 18분에는 기성용의 머리에 정확히 떨어지는 코너킥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이청용의 킬패스는 모두 공격수의 발에서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청용은 공식적인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최상의 활약을 선보인 것은 분명하다. 2번째 '속죄의 길'도 그렇게 지나갔다.

두 번의 '속죄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었던 이청용.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아직 완벽하게 풀리지 않았다. 겨우 2경기 가지고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은 당연하다. 이청용은 팬들이 용서할 때까지, 팬들의 마음이 누그러질 때까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속죄의 길'을 걸어야만 한다.

이제 이청용 앞으로 세 번째 '속죄의 길'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12월3일 펼쳐지는 K리그 챔피언결정전이다. 오는 30일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팀과 서울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지만, 부산전에서 퇴장을 당한 이청용은 그 자리에 설 수 없다. 서울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세 번째 '속죄의 길'은 조금 더 기다려야만 한다.

이청용 앞에는 아직 길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남아 있다. 그래도 그는 한 걸음씩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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