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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래의 DVD Issue]내 생애 최고의 DVD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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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콜렉션' 만들기

푹푹 찌던 무더위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선선한 바람이 감미로운 가을이 찾아왔다. 좋은 책을 읽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에 때맞춰 마음에 드는 DVD를 모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영화 컬렉션이 존재한다. 감독이나 배우별로 시작해 시리즈 영화, 장르별 영화, 영화제 수상작 등 다양한 이름의 컬렉션이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DVD 상품들도 잘 살펴보면 여러 가지 컬렉션 박스세트가 발매돼 널리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컬렉션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DVD들만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겠는가. 필자도 이번 가을을 맞아 가장 아끼는 DVD를 컬렉션으로 모아봤다. 이른바 '나만의 컬렉션'에 독자 여러분들을 초대해본다.

가을에 어울리는 '나만의 DVD 컬렉션' 만들기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패리스 부부 감독의 <미스 리틀 션샤인>은 여러 번 봐도 즐겁고 행복해지는 영화다. 어린이 미인대회를 위해 고물 미니버스를 타고 함께 여행하면서 좌충우돌 해프닝을 겪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가족 이야기는 한껏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이면서도 가슴을 파고드는 매력이 넘치는 드라마다.

가족에 대해 돌아보고 재발견하게 해주는 이 영화와 이어지는 컬렉션이 바로 오다기리 죠 주연의 <도쿄 타워>다.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끈끈한 삶과 사랑, 우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영화는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그 감동이 더욱 탄탄하다.

미국으로 이민 간 그리스인 대가족의 시끌벅적, 알콩달콩한 가족애를 그린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친한 친구들에게는 필수 감상 영화로 늘 추천해온 DVD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은 극장 개봉 당시에는 천대받았던 영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와인이 숙성하는 것처럼 더 맛깔스러워지는 영화다. DVD에 수록된 감독 배우들의 음성해설 트랙과 배꼽 잡는 NG장면 모음, 감독 밀착 인터뷰는 영화만큼이나 재기가 빛을 발한다.

<원스><훌라걸스> 등 소박해서 더욱 사랑스러운 DVD들

생기발랄한 리틀맘의 이야기를 다룬 <주노>도 10대의 임신이란 무거운 소재를 다뤘음에도 자신의 아기를 키워줄 양부모를 찾는 과정이 당차고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스릴러 영화 포맷을 따르기는 했지만 가족과 우정 사이에서의 번뇌를 날카롭게 끄집어낸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미스틱 리버>는 원작 소설까지 찾아 읽게 만들 만큼 진한 설득력을 지닌 영화다.

오다기리 죠 주연의 또다른 영화 <유레루>는 형제간의 우애를 소재로 한 영화로 얼마 전 개봉한 <맘마미아>는 한번 보고 단번에 반했다. 아바의 경쾌하고 신나는 대표곡들이 너무나 사랑스런 뮤지컬영화로 벌써부터 DVD 발매가 기다려진다.

음악영화 역시 DVD 컬렉션으로 손꼽는 장르. <시카고><헤어스프레이><물랑루즈>같은 대작도 당연히 좋지만 의외로 더 손이 가는 DVD는 <원스><올모스트 페이머스><훌라걸스>류의 소박하지만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들이다. 인디음악을 재발견하게 해준 <원스>는 음악만 들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보면 볼수록 '숙성' 더해가는 감칠맛 나는 DVD들

사랑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영화는 비록 화려한 음향이나 눈이 휘둥그레지는 액션은 없어도 손에 오래 익은 물건처럼 질리지 않는 DVD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클로져>는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아 얽히고설킨 사랑의 감정과 혼란을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왕가위 감독의 <마이 블루 나이츠>는 실연당한 한 여자가 아픔을 딛고 자신과 새로운 사랑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로드무비 스타일로 주연을 맡은 노라 존스가 직접 부른 노래들과 왕가위식 특유의 감각 넘치는 영상들이 영화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DVD로 2차례 발매될 만큼이나 마니아가 많고 필자에게도 '완소'(완전소중) DVD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펀치 드렁크 러브>는 밋밋한 일상을 사는 한 남자가 섬광 같이 찾아온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영화다.

'기억'을 소재로 한 이색 영화들

필자의 컬렉션에는 기억을 소재로 한 영화들도 의외로 눈에 많이 들어온다. 로맨틱코미디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는 하와이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그 날 이후 하루가 지나면 기억이 잃어버리는 여자와의 사랑을 그린다.

<이터널 션샤인>은 사랑의 아픔이 담긴 기억을 강제로 지운 남녀가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설정의 이른바 SF멜로 영화다. 10분간만 기억하고 다시 잊어버리는 단기기억상실증 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영화를 시간의 역순으로 돌려 보여주는 <메멘토>는 최근 <다크 나이트>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첫 번째 만든 장편영화다.

이밖에도 <연을 쫓는 아이><바벨><이투마마><커먼 웰스><말할 수 없는 비밀><은하수를 건너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등 DVD가 이번 가을을 맞아 필자의 베스트무비로 구성한 컬렉션이다. 몇 년간 DVD칼럼을 써왔지만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추천한 나만의 영화들이다.

이번 가을이 가기 전에 독자 분들도 자신 만의 영화 컬렉션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어느 순간 그 컬렉션이 자신이 살아온 삶이 녹아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조이뉴스24 /김종래 jongr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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