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저녁으로 날이 무척 서늘해진 기운을 느낄 수 있어 가을도 이제 종반으로 접어드는가 싶다. DVD 마니아들은 슬슬 설레이기 시작할 시기다. 불볕더위처럼 한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블록버스터의 계절을 지나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겨울 시즌, 즉 4/4분기는 전통적인 DVD 시장의 최성수기. 여름 극장가를 재패했던 '억'소리 나는 값비싼 블록버스터들이 화려한 본편 스펙과 넘쳐나는 서플먼트로 중무장 한 채 DVD로 대거 출시되기 때문이다.
2007년 F/W 시즌. 우리를 열광하게 할 DVD들의 화려한 라인업을 미리 점검해본다. /백준오 DVD 칼럼니스트 juno@dvdprime.com
스파이더맨 3 : 블루레이

올해 5월 초 일찌감치 여름 블록버스터 전쟁의 시작을 알린 작품인 만큼 DVD 역시 벌써 지난 9월에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스파이더맨3>(소니픽쳐스 10월 30일 출시)의 진정한 매력은 DVD보다는 블루레이를 통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블루레이 진영을 이끄는 수장 소니. 그리고 소니 그룹 최대의 달러 박스로서 수년째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스파이더맨>. 그 중에서도 대망의 완결편 <스파이더맨 3>는 시리즈 중 가장 화려한 시각효과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악당 캐릭터들의 위용에 걸맞은 스펙터클한 액션과 압도적인 박력의 멀티채널 사운드가 압권이다. 물론 DVD 역시 그 퀄리티가 보통이 아니었으나 체급 자체가 다른 블루레이에는 도저히 비할 바가 못된다.
QC 디스크를 통해 미리 만나본 <스파이더맨 3> 블루레이는 소니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노력이 역력해 보인다. 샌드맨의 몸을 구성하는 모래 알갱이 하나하나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실체감을 가지고 묘사되며, 무압축 PCM 사운드로 듣는 스파이더맨과 베놈, 샌드맨의 3자 대결 장면의 호화찬란한 5.1 음향은 극장의 단단한 저음과 디테일한 해상력이 부럽지 않다.
게다가 16:9 와이드 화면으로 제공되는 두 번째 디스크의 서플먼트 역시 풀HD급 영상으로 수록되었다. 이미 블루레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이제 접대용 데모 디스크는 <007 카지노 로얄>이 아닌 <스파이더맨3>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블루레이 시스템이 없다면 <스파이더맨3>는 당신이 블루레이 시스템을 구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캐리비안' 시리즈의 완결편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브에나비스타 11월 출시)는 영화에 대한 평가는 전작 두 편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반응이었으나 평단의 혹평과는 별개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무려 9억6만 달러의 엄청난 수익을 거두며 <스파이더맨 3>를 누르고 올해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왕좌에 오른 작품에 대한 출시사 브에나비스타의 예우 역시 화려하다. 두 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이하 <세상의 끝>) 스페셜 에디션 DVD는 2편 <망자의 함>이 그랬던 것처럼 ‘보나마나 레퍼런스급’의 화질, 음질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되며 두 장의 디스크에 담긴 서플먼트의 목록도 풍성하기 그지없다.
제작진 및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주윤발 등 주요 출연 배우들의 음성해설을 비롯하여 프로덕션 디자이너 릭 하인리히, 의상 디자이너 페니 로즈 등 다섯 명의 핵심 디자인 스태프을 조명하는 ‘마스터즈 오브 디자인’, 극 중 하이라이트 액션 신이었던 소용돌이 신의 시각효과 분석, 주윤발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촬영장 적응기, 작곡가 한스 짐머의 음악 이야기, 카메오 출연한 키스 리차드의 촬영 에피소드, 미공개 장면 등 미처 나열하기도 벅찬 흥미로운 서플먼트가 예고되었다.
물론 블루레이 진영의 든든한 후원 업체인 브에나비스타답게 DVD와 더불어 블루레이도 동시에 출시된다.(북미 지역 한정) 블루레이는 7.1채널 사운드와 HD급 영상의 메이킹 다큐멘터리, 블루레이 독점 서플먼트인 인터랙티브 지향 BD-JAVA 게임 등을 지원한다. 블루레이의 경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 없으나 2편 <망자의 함>처럼 일본판 블루레이에 한글자막이 모두 수록될 예정.
트랜스포머
70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관객 동원을 기록하며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을 누르고 역대 외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트랜스포머>(CJ엔터테인먼트 11월 중 출시)는 언제나 최고 품질의 DVD만을 선보여 왔던 마이클 베이의 작품답게 출시 전부터 DVD 마니아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스페셜 에디션 DVD는 dts 트랙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 특히 아쉽긴 하지만 육중한 기계음을 필두로 한 사운드 디자인 자체가 워낙 탁월하기 때문에 448Kbps의 돌비 디지털 5.1 트랙만으로도 환상적인 사운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편 디스크에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전편 음성해설이 수록되며 두 번째 디스크에는 영화의 캐치 프레이즈인 ‘Our World'와 'Their War'로 각각 명명된 두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가 실릴 예정이다.
'Our World'는 인간, 즉 제작자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와 감독 마이클 베이의 인터뷰를 필두로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의 팬들을 사로잡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세계관과 열광적인 팬덤 현상, 영화화 결정 과정과 각본 집필 작업, 캐스팅 과정 등이 소개된다.
'Their War'는 반대로 로봇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되며 애니메이션에서 실사화 되기까지의 작업 과정을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는 수많은 설정 자료집과 컨셉 아트 갤러리, 실물 크기 범블비 제작 과정 및 로봇들의 화려한 C.G 전투 장면 메이킹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수록된다.
한편 파라마운트의 HD DVD 독점 지원 선회 정책에 따라 <트랜스포머>는 블루레이로는 출시되지 않으며 HD DVD로만 함께 선보인다. 특히 HD DVD 고유의 진보된 인터랙티브 개발툴인 HDi를 활용한 '트랜스포머 인텔리전스 모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종 차량과 로봇의 제원, 능력치, 밀리터리 무기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덧붙여 <패스트 앤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의 HD DVD에 선보인 바 있는 GPS 로케이터를 지원하여 영화 속 오토봇 군단과 디셉티콘 진영의 위치를 표시하는 기능도 수록될 예정. 물론 HDi의 장점을 극대화한 본편 연동 PIP(Picture-in-Picture) 피처 '트랜스포머 H.U.D' 모드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HD DVD의 국내 출시가 현재로서는 요원하다는 것이 아쉬움을 남긴다.
슈렉 3
전작 두 편의 거대한 성공을 등에 업고 다시 한 번 두 초록귀를 쫑긋 거리며 찾아온 ‘슈렉 일가’의 세 번째 작품 <슈렉 3>(CJ엔터테인먼트 11월 중 출시) 역시 박스오피스 흥행작다운 든든한 스펙을 갖춘 채로 오는 11월 중 DVD로 출시된다.

마이크 마이어스, 카메론 디아즈, 에디 머피,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주요 목소리 출연진들의 더빙 현장 스케치와 인터뷰 영상을 비롯하여 더욱 진보한 영화 속 3D 애니메이션 기술의 비밀을 파헤치는 시각효과 메이킹 다큐멘터리, 동키 댄스 강습 뮤직 비디오, 슈렉의 아기 키우기 가이드 등 깜찍한 아이디어의 서플먼트가 눈길을 끈다.
파라마운트와 함께 모그룹인 바이아컴에 속한 드림웍스인 만큼 <슈렉 3> 역시 HD DVD로 동시 출시된다. HD DVD의 경우 'The Animator's Corner'라는 PIP 기반의 본편 연동 HDi 피처가 독점 수록되며 이를 통해 스토리보드, 삭제 장면, 메이킹 필름 등을 진보된 인터랙티브 메뉴를 통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캐릭터 별로 제공되는 타이틀 메뉴의 스킨 디자인을 임의 변경할 수 있는 'My Menu' 기능이 제공되며 'Shrek's Trivia Track' 'Donkey's Digital Coloring Box' 등 온라인 접속 기능을 이용한 웹 컨텐츠 다운로드에도 대응한다.
다이하드 4.0
"이피카이예이~" 존 맥클레인 형사의 그 유명한 대사를 다시 듣게 해준 영화 <다이하드 4.0>(20세기폭스 11월 중 출시) 역시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한 채 '얼티미트 액션 에디션'이라는 거창한 꼬리표를 달고 출시된다.

액션 영화의 클래식 <다이하드> 시리즈의 최신작인 <다이하드 4.0>은 전투기와 대형 트럭이 격돌하는 거짓말 같은 고가 도로 액션 신, 암전 터널 내의 카체이스 신 등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많은 관계로 DVD의 화질과 음질이 얼마나 잘 뽑아져 나올는지 AV 애호가들 사이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플먼트로는 네 개의 삭제 신과 확장 신을 비롯 주요 액션 시퀀스의 촬영 장면과 브루스 윌리스의 변함없는 활약을 조명하는 메이킹 다큐멘터리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영웅’이 수록된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주요 소재였던 비밀 해커들의 지하 세계 탐구, 사이버 시대의 국가 보안 등 독특한 소재의 영상물들도 눈길을 끄는 요소.
블루레이를 강력히 지지하는 20세기 폭스답게 블루레이로도 출시될 예정이며 H.264 차세대 영상 코덱을 채택한 고화질 풀 HD 영상과 dts 음향의 최상위 스펙인 dts-HD 마스터 오디오 트랙이 수록될 전망이다. 20세기폭스는 아직 국내에 블루레이를 출시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대부분의 폭스 타이틀처럼 <다이하드 4.0>의 북미판 블루레이에도 한글 자막이 수록될 가능성이 크다.
라따뚜이
절대미각을 소유했을 뿐만 아니라 쓰레기만 주워 먹는다는 생쥐의 본분을 망각하고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당돌한 생쥐 '레미'의 이야기를 그린 픽사의 사랑스러운 디지털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브에나비스타 11월 중 출시)도 11월 중 DVD를 통해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동안 출시한 모든 DVD가 레퍼런스 중의 레퍼런스 타이틀로 열렬히 추앙받았던 픽사의 작품인 만큼 천의무봉의 C.G 테크놀러지로 그려진 <라따뚜이>의 무결점 3D 영상은 고화질 데모 디스크를 찾는 AV 애호가들에게도 최선의 선택이 될 듯하다.
2.35대1의 고화질 시네마스코프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EX 트랙의 완벽한 퀄리티를 기대해 볼만한 <라따뚜이> DVD에는 브래드 버드 감독이 직접 소개하고 해설하는 삭제 신, 영화 속 요리를 3D 이미지로 바꾸는 초정밀 C.G 작업의 비밀, 좋은 음식과 좋은 영화에 대한 감독 브래드 버드와 <라따뚜이>의 요리 감수를 담당한 유명 요리사 토마스 켈러의 대담,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후보로 오른 바 있는 <리프티드> 등 픽사의 센스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서플먼트가 가득 실릴 예정이다.
블루레이도 함께 출시될 예정에 있으며 1080P의 풀HD 영상과 무압축 PCM 사운드뿐만 아니라 블루레이 독점 컨텐츠로서 BD-JAVA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지향의 영화 감상 모드인 ‘씨네 익스플로러’ 기능을 제공한다고. 블루레이의 경우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나 일본판에 한글 자막이 수록될 예정이다.
이외의 다크호스들
지면 관계 상 미처 소개하지 못한 작품들 중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대작 타이틀이 꽤 있다. 우선 워너에서 11월 중 출시하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기존 시리즈의 전통대로 게임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인터랙티브 3D 메뉴와 다양한 게임 서플먼트가 포함될 예정이다.
또한 12월에 차세대 미디어 사업을 시작하는 워너의 정책에 따라 블루레이와 HD DVD가 국내에도 선보인다.
역시 워너의 <블레이드 러너 : 파이널 컷>(12월 중 출시) 또한 결코 놓칠 수 없는 필 소장 아이템이다. <블레이드 러너 : 파이널 컷>은 DVD의 경우 오로지 파이널 컷 편집본만을 담은 2장짜리 세트를 비롯하여 1982년 오리지널 극장판 버전, 인터내셔널 컷, 1992년 디렉터스컷 등 이전에 공개된 3가지 판본을 모두 담은 4장짜리 세트, 뿐만 아니라 제작사 스스로 '초-희귀 편집본'(Ultra-Rare)이라 지칭한 '워크프린트(Workprint)' 버전을 더한 5장짜리 얼티밋 컬렉션 등 세 가지 세트로 출시된다. 블루레이 및 HD DVD도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 출시된다.
이 밖에 폭스의 <판타스틱 4 : 실버서퍼의 위협>, 브에나 비스타의 10번째 플래티넘 에디션 <정글북>, 워너의 <트로이 : 감독판> 등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DVD들. 한국 영화중에서는 CJ 엔터테인먼트의 <화려한 휴가>, 쇼박스의 <디 워> 등이 겨울 즈음에 DVD로 선보일 예정이며 <디 워>의 경우 블루레이 출시에 관한 소문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
이처럼 쏟아지는 대작 타이틀의 출시 러시 속에서 이래저래 DVD 마니아들은 긴 월동 준비를 위해 단단히 통장 잔고를 쌓아놔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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