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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DVD가 있어 더 풍성한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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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추석을 위한 색다른 제안

한 때 성룡이 출연하는 영화를 한 편이라도 보지 않으면 추석을 쇤 것 같지 않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영화관과 비디오 외에는 영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때에는 명절 때마다 방송국에서 선사하는 종합 영화 세트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고, 그 세트 속에 꼭 성룡 영화들이 끼어 있곤 했다.

이제는 ‘재탕, 삼탕'이라는 시청자들의 비난에 방송국마다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최신작들을 준비하고 있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화를 접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추석 혼잡한 영화관에 가기도 여의치 않고, TV에서 방영하는 영화들도 이미 섭렵한 사람이라면 이런 DVD로 알찬 연휴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 함께 보는 가슴 따뜻한 영화

보고 나서 가슴이 훈훈해지고 입가에 따뜻한 미소가 저절로 생기는 영화들이 있다. 비록 감동으로 눈시울은 뜨거워져 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어리는 영화들. <박사가 사랑한 수식>과 <빌리 엘리어트>가 그런 영화들이다.

일본 작가 오가와 요코의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가장 순수한 학문인 수학을 통해 우주의 본질과 인간애를 이야기하는 독특하면서도 따뜻한 영화다.

10살인 아들과 단둘이 살아가는 쿄코는 가정부 일로 힘들게 생계를 꾸려나가지만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쿄코는 몇 년동안 9번이나 가정부를 바꾼 박사의 집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고, 박사가 10년 전 교통사고로 기억을 유지하는 시간이 80분밖에 안되는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박사는 쿄코에게 집에서 기다리는 10살 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걱정하던 박사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들도 집에 들르도록 하고, 세 사람을 그렇게 '가족'이 된다.

박사는 쿄코와 처음 만나는 날 신발의 수치가 뭐냐고 묻는다. 24라고 답하는 쿄코에게 24는 4의 계승이고 고결한 숫자라고 말해준다. 또 쿄코의 아들에게는 어떤 숫자이건 공평하게 감싸주는 '루트(√)'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이렇듯 수학자인 박사에게 수학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자, 세상 그 자체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괴팍한 노인이라고 생각했던 쿄코는 점점 박사를 이해하게 되고, 수학과 야구를 매개로 루트와 박사는 친구가 된다.

이 영화는 수학이라는 매개를 통해 피어난 따뜻한 인간애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원작자 오가와 요코가 처음부터 모델로 삼았다고 하는 테라오 아키라가 박사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후카츠 에리가 가정부 쿄코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다. 2005년 도쿄 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으며 같은 해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바 있다.

전세계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던 <빌리 엘리어트>는 발레리노가 되고 싶어하는 한 소년의 성장 영화이자, 그런 아들을 위해 자존심까지 포기한 아버지의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부성영화다.

권투연습을 하던 빌리는 체육관 한 귀퉁이에서 실시되는 발레수업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고, 그 수업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음악에 매료돼 버린다. 발레수업의 선생인 윌킨슨부인의 권유로 간단한 레슨을 받게 된 빌리는 발레의 매력에 빠져들고, 빌리의 천재성을 발견한 월킨스부인은 빌리에게 전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아버지와 형의 단호한 반대로 빌리의 발레수업은 중단된다. 힘든 노동과 시위로 살아온 그들에게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던 것. 성탄절 자신의 발레솜씨를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빌리는 텅빈 체육관에서 혼자만의 무대를 만들어낸다. 이때 우연히 체육관을 찾았던 아버지는 빌리의 춤을 직접 보게 되고, 빌리의 진지한 몸짓에서 자신의 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그날 이후, 아버지는 빌리가 왕립발레스쿨에 들어갈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기위해 죽은 부인의 유품을 전당포에 맡기고, 동료들의 비난 속에 시위를 그만둔다.

시나리오를 맡은 리 할은 7, 80년대 영국 북부에서 자라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취재 중에 만난 로얄 발레단의 댄서 필립 말스덴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완성했다. 영국 북부 출신인 필립에게는 실제로 광산 파업 투쟁을 하던 가족이 있었다.

6세 때부터 무용을 했던 제이미 벨은 당시 13세의 나이로 빌리 엘리어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춤을 출 때면 전기가 되는 것 같아요"라는 극 속 빌리의 대사처럼 제이미 벨은 전기처럼 가볍고, 열정적인 댄스 실력을 선보인다.

연인과 함께 보면 좋은 멜로 영화

세상에는 이런 사랑도 있다.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원수가 되고, 만난 지 5년 만에 겨우 친구가 되고, 만난 지 10년이 돼서야 연인이 되는 사랑. 반면 이런 사랑도 있다. 한번도 만난 적 없는데 단지 자신의 법률상 남편이 돼줬다는 이유만으로 감사해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한 여자의 사랑.

스크루볼 코미디의 교과서적인 작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서로 취향이 너무 다른 두 남녀가 만나서 친구가 되고 결국 연인이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나이도, 국적도 다른 여러 쌍의 부부가 차례로 등장해 자신들이 어떻게 만나고 결혼하게 됐는지 이야기하는 독특한 오프닝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해리와 샐리는 처음 만나 18시간이나 걸리는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끊임없는 말다툼을 벌인다. 낙천적인 샐리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비관주의자인 해리는 남녀 사이는 섹스가 방해하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해리는 매력적인 샐리에게 끌리지만, 친구의 애인이기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새 삶을 시작한다.

그로부터 5년 후, 뉴욕의 공항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공연히 말다툼만 하다가 견해 차이를 확인하고 헤어진다. 다시 5년 후, 둘은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서로 친구가 되어 보기로 한다.

이 영화는 노라 애프론이 각본을, 롭 라이너가 연출을 맡았다. 답답하면서도 풍부한 감성을 지닌 해리 역에 빌리 크리스탈이, 발랄하고 귀여운 샐리 역에 맥 라이언이 출연해 솔직하면서도 건강한 신세대 젊은이들의 풍속도를 그려내 신선한 충격과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차 속에서, 음식점에서, 서점에서, 미술관에서 해리와 샐리가 끊임없이 주고받는, 톡톡 튀는 대사들이 압권이다.

충격적인 결말이 인상적이었던 영화 <파이란>은 비루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삼류 건달 강재와 그에게 유일하게 ‘사랑’이라고 불러 준 중국 여성 파이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천에서 3류 양아치로 전전하던 강재는 불법 테이프를 유통시키다가 걸려 열흘간의 구류를 살다 돌아올 만큼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한창 때 같이 구르던 친구 용식은 어느새 조직을 거느리고, 별 볼일 없이 거추장스럽기만 한 친구 강재에게 나이트 ‘삐끼’나 서라고 한다. 그래도 고향에 배 한 척 사 가지고 돌아갈 소박하고 부질없는 꿈을 꾸는 강재. 그는 용식이 술을 청하던 날 밤, 자신의 꿈인 배 한 척과 남겨진 인생의 전부를 맞바꿔야 하는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 그에게 '파이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 여인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삼류 건달 강재로 분한 최민식의 연기가 소름 돋을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오는 영화이다. 2002년 프랑스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4관왕(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관객상)을 차지했다.

혼자라서 도전할 수 있는 박스세트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가족과 함께할 수 없고, 함께할 연인도 없다면 평소 좋아하는 감독들의 필모그래피를 섭렵하는 즐거움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최근 <밀양>으로 칸 영화제에 갔다온 이창동 감독의 전작 <푸른물고기><박하사탕><오아시스>가 담긴 이창동 감독 콜렉션도 좋고, <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가 함께 담겨 있는 박찬욱 복수 3부작 박스세트도 집중하면서 보기에는 안성맞춤인 콜렉션이다.

또는 <중경삼림>의 화려한 미쟝센과 영화 속 삽입곡 ‘California Dreaming’에 한번이라도 가슴이 떨려본 적이 있다면 왕가위의 초기작 콜렉션 <아비정전+열혈남아> 세트도 훌륭하다. 특히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음성 해설이 수록돼 있어 영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왕가위의 데뷔작 <열혈남아>를 보고 있자면 독특한 화면도 화면이지만, 음악을 쓰는 재주도 출중한 감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조이뉴스24 /이지영기자 jy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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