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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中, 근거없는 삼계탕 '원조' 주장…우리는 조선시대부터 먹어

삼계탕은 끓인 닭국과 달라…고려인삼·대추 등 넣어야

바이두는 한국의 삼계탕을 중국 광둥성 음식으로 분류하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캡쳐]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Baidu)가 자사의 백과사전 서비스에 "삼계탕은 중국 광둥식 국물요리가 한국에 전해진 것"이라는 내용을 게시했다. 바이두는 삼계탕을 '중국 광둥요리', '가정식'으로 분류 중이다.

하지만 바이두는 삼계탕을 중국 요리라고 주장하면서도 그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토론 게시판을 통해 중국이 삼계탕의 원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고, 한국 네티즌들도 해당 게시판에서 삼계탕이 한국 음식이라는 주장으로 토론을 이어가는 중이다.

◆ 삼계탕, 조선시대부터 전해져 오는 한국음식

5일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삼계탕은 조선의 역대 임금의 말과 행동을 날마다 기록한 '일성록'의 정조원년(1777) 3월 6일자 등장한다. 일성록에는 "계고(鷄膏)가 원기(元氣)를 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한데, 체할 염려는 없겠는가?"라며 묻는 정조의 발언이 있다.

'계고'의 한자는 닭 '계'와 기름 '고'로 닭을 고아 나오는 국물이 원기를 보하는 음식으로 조선시대부터 인식돼 온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먹는 지금처럼 삼계탕이 건강을 위한 음식으로 인식됐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또 삼계탕에는 인삼 등 우리 전통 약재가 들어가는데,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고구려, 신라, 백제의 삼국이 중국과 인삼을 교역했다는 사실도 등장한다. 특히 고려인삼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문헌상으로는 1천500여 년 전 중국 양나라 때 도홍경이 저술한 의학서적인 '신농본초경집주(神農本草經集注)' 및 '명의별록(名醫別錄)'에 백제·고려·상당(上黨)의 인삼에 관한 기록이 처음 등장한다.

또 인삼은 '조선왕조실록' 영조 42년(1766) 10월 11일자를 통해 건강을 돕는 약재라고 언급되고 있다.

영조가 "내가 인삼을 복용한 것이 지금까지 몇 근(斤)에 이르는가?"라고 묻자, 의관은 "이제까지 백여 근이 넘는다"고 답한다. 조선 최장수 왕인 영조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인삼을 먹어왔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나라의 국왕이 건강관리에 인삼을 자주 활용하며 보양했기 때문에 자연히 양반 가문 등 민간에서도 왕의 건강관리법에 따라 음식이나 질병예방에 인삼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려인삼'은 중국에서 중국 인삼의 몇배 가격에 팔렸고, 일본에서는 18세기 무렵 고려인삼만을 거래할 때 사용하는 순도 높은 은 화폐인 '인삼대왕고은(人蔘代王古銀)'가 발행됐을 정도로 인삼은 고려의 대표 약재였다.

이 같은 근거에도 중국은 자신들이 전통적으로 먹어 온 삶은 닭고기를 지금의 삼계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삼계탕의 이름부터 인삼(蔘·삼)과 닭(鷄·계)이 더해진 것이어서 인삼이 없는 닭고기 삶은 음식은 지금의 삼계탕이라고 할 수 없다. 한중일의 경우 지리적 특성상 음식 문화가 유사했고, 당시 소와 돼지보다 닭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

즉, 닭을 삶아 먹었다고 이를 삼계탕으로 부를 수 없다는 뜻이다.

신세계푸드 올반 삼계탕 [신세계푸드]

◆ 서경덕, 바이두에 항의성 메일 "삼계탕, HS코드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음식 문화 왜곡에 대해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지난 달 30일 바이두 측에 "(바이두가) 삼계탕 관련 설명에서 '고려인삼과 영계, 찹쌀을 넣은 중국의 오랜 광둥식 국물 요리로, 한국에 전해져 한국을 대표하는 궁중 요리의 하나가 됐다'고 소개했다"며 바이두 백과사전 내용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항의성 이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해당 메일에서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국제적 상품분류체계인 'HS코드' 조차 없다"며 "HS코드는 수출 시 관세율과 FTA 원산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데, 한국은 '삼계탕(Samge-tang)'에 '1602.32.1010'라는 HS코드를 붙여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HS코드는 1981년 초 HS초안이 만들어 졌으며, 1983년 벨기에 브뤼쉘에서 개최된 CCC(세계관세기구 전신) 총회에서 채택됐다. HS협약 가입국들은 무역상품이 수출국 생산자로부터 수입국 소비자에게 인도되기까지 관세통계·운송 등 모든 분야에 공통으로 적용한다.

즉, 삼계탕이 중국의 전통 음식이라면 중국도 삼계탕에 대한 수출코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 2016년부터 중국에 삼계탕을 정식 수출하고 있고,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삼계탕 조리 장면이 방영된 후 중국에서는 삼계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소설에서 삼계탕을 대한민국 최고의 요리라고 칭찬했고,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謨)는 삼계탕을 '진생 치킨 수프'라 부르며 한국에 올 때마다 찾고 있다.

삼계탕이 중국 전통 음식이라면, 중국인이 한국에서 중국 음식을 찾을 이유가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 관련학과 교수는 "김치의 경우 명확이 우리의 음식이라는 근거가 많지만, 삼계탕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며 "한중일 음식 문화가 유사해 중국이 주장하는 '삼계탕'이 지금 한국의 삼계탕이 아니라는 구체적 증거를 댈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삼계탕은 인삼과 대추 등을 넣고 끓인 음식이기 때문에 우리만의 전통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일반적인 끓인 닭을 삼계탕으로 부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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