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드립니다' 설민석 "생각없이 사는 게 위험한 이유"…예루살렘의 아이히만
2019.11.09 오전 12:00
[조이뉴스24 정미희 기자] 역사 강사 설민석이 무사유의 위험성에 대해 단단히 경고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설민석, 전현무, 김상욱, 이적, 문가영, 장강명이 김태경, 이진우 교수와 함께 한나 아렌트의 명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1급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공판기록을 담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라는 부제로 더욱 유명하다.



아이히만은 무려 600만명이 사망한 홀로코스트 당시 독일의 SS 중령 (최종계급)으로서 유대인 문제에 대한 ‘최종 해결’, 즉 유대인 박해의 실무 책임자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15년간 아르헨티나에서 숨어 살다가 이스라엘의 모사드에 의해 잡혀 이스라엘에서 전범 재판을 받았다.


무려 37개국 TV 생방송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그는 한결같이 무죄를 주장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설민석은 "아이히만은 15개의 죄목으로 기소가 됐지만 한결같이 나는 무죄입니다라고 주장했다"며 "재판을 보기 전까지 사람들은 그가 험악하게 생긴 전형적인 악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이 있었다. 그저 머리가 히끗히끗하고 치열이 고르지 않은 평범한 모습이었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이 경악했고 결국 정신감정을 진행했다. 그런데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정상적인 사람, 좋은 이웃이자 아버지, 상당히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히만이 악마와도 같은 전범이 된 건 자신의 직업 때문. 원래 평범한 노동자였던 아이히만은 생계로 인해 나치당에 가입했고, 유대인 수송 역할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됐다. 그는 한 번도 유대인을 직접 죽여본 적이 없지만 나치 수용소 구덩이의 수많은 유대인 시체를 보고 자신의 직업에 대해 회의가 왔다. 하지만 그는 자기 합리화를 통해 1년만에 죄책감에서 벗어났다.

그가 공판 내내 '결백'과 '무죄'를 주장한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현무는 "그 당시 상황 논리는 이해가 가지만 역사적으로 죄가 있는 게 아니냐. 그렇게 따지면 친일파들도 자기가 살기 위해 일본의 정책을 따른 것 뿐인데, 그게 무죄는 아니다”라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설민석은 "우리의 역사도 유대인 역사와 비슷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때 전범들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하는 무서운 생각을 했다. 아이히만의 모습이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나 아렌트는 생각 없이 사는 것, 그냥 시키는대로 돌아가는 인생인 무사유가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며 바른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게 왜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정미희 기자 jmh@joynews24.co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