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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심판 없는 방송통신 주도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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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기정통-방통위, 유료방송 규제 놓고도 갈등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방송통신 정책, 특히 유료방송을 두고 부처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유료방송시장의 점유율 규제인 '합산규제'를 대신할 사후규제안을 가져올 것을 요청했다. 이 사후규제안에 유료방송시장의 이해관계자들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오라고 했다.

그런데 한 달 후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안에는 방통위 의견은 포함되지 않았다. '시간이 짧아 방통위의 의견을 넣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는데, 두 부처의 힘겨루기에 따른 결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국회는 결국 방통위에 별도의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결국 각각의 유료방송시장 사후규제안을 제출했고, 국회는 이를 놓고 선택해야 할 상황이 됐다.

현재의 방송통신 거버넌스는 당초 규제와 진흥 정책 권한 분리 취지였지만, 행정력 낭비만 낳고 있다. 당장 방송통신분야 진흥책이라 할 게 요란했던 5세대 통신(5G) 상용화 외에는 크게 눈에 띄는게 없고, 이마저도 가격규제에 더 무게를 둔 형국이다.

또 사전규제는 과기정통부가, 사후규제는 방통위가 맡았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유료방송시장 사업권 인·허가 등 주요사항은 방통위가 사전동의권을 갖고 과기정통부가 승인하는 등 이중행정이 빈번해졌다. 본래 한 가족인데 힘들게 두 집 살림을 하는 형국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거버넌스 문제는 당초 현 정권 출범때도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통상 새 정권 출범 때 정부조직개편 등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핵 등 초유 사태로 인수위원회 등 없이 출범한 새 정부에서는 이 같은 타이밍을 놓쳤다.

지금이라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끊임없이 나온다. 정부조직법 일부와 방통위 설치법, 유료방송 관련법에 손을 대면 방송분야 정책권을 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권한 강화를 꾀하는 한쪽에서는 정부조직개편을 위해 내각의 수반까지 설득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부처간 업무조정은 정부 전체의 방향이나 철학과 연계해 진행돼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거버넌스 문제로 계속 잡음과 엇박자를 내고 있지만 정작 심판은 없어 보인다. 그나마 적폐라던 이전 정권에는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을 두고 방송통신 정책을 조율하기도 했다. 지금은 이마저도 없다. 대신 과학기술보좌관을 뒀다. 방송과 통신 분야 홀대론도 나온다. 구심점이 없어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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