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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태풍 꼼짝마"…3분 마다 알려주는 기상위성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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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용 천리안위성2A호, 빠르면 11월말 발사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태풍 솔릭으로 불거진 기상 예측 논란을 줄일 수 있을까. 우리나라도 오는 12월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발전된 '천리안'을 갖게 돼 기대를 모은다.

국내 기술로 만들고, 실시간으로 기상상태를 촬영해 신속하게 기상정보를 전송하는 인공위성이 이르면 11월 발사된.

지난 29일 오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기자단을 대상으로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이하 천리안 2A호)의 실제 비행모델을 공개했다.

천리안위성과 같은 정지궤도위성은 적도 3만6천㎞ 상공에서 지구 자전과 같은 속도로 지구 주변 궤도를 움직인다. 저궤도위성이 지구 주변에서 약 10여분씩 지상과 교신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위성이 관측한 정보를 24시간 받아볼 수 있다.

무궁화위성과 같은 통신위성은 이동통신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넓은 범위에서 통신 중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궤도(2천~3만6천㎞) 보다 높은 정지궤도에 있다. 천리안위성처럼 한 번에 넓은 지역을 관찰해야 날씨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기상위성도 정지궤도에 자리 잡는다.

2010년에 발사돼 2020년 수명이 끝나는 천리안위성1호의 임무는 위성통신과 기상예보, 해양관측이다. 이 임무를 이어받기 위해 제작된 천리안위성2호는 임무를 나눠 A호와 B호 2기로 제작됐다.

올해 발사될 예정인 천리안2A호는 향후 10년간 기상을 관측하는 게 주된 임무다. 4개의 가시광선과 12개의 적외선 채널로 52종의 기상정보를 컬러영상으로 지상에 전송하게 된다. 천리안위성1호가 16종만 보낼 수 있었던 것에 비해 3.5배 증가한 것. 가시채널은 해상도가 0.5~1㎞, 적외선채널은 2㎞ 수준이다.

이를 통해 태풍과 폭설, 안개, 황사, 해빙 등은 물론 우주기상탑재체까지 갖춰 위성의 활동과 지상에 있는 전자기기에 미치는 영향도 예측할 수 있다. 내년 발사될 천리안위성2B호는 해양·환경 관측 임무를 받았다.

또 천리안위성2A호는 관측한 정보를 방송배포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것도 강점.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천리안위성1호는 촬영 후 15분 뒤에 예보하는데, 천리안위성2A호가 올라가면 3분 뒤에 바로 영상을 배포할 수 있다"며, "지역 관측도 2분만에 가능해 태풍의 이동경로를 거의 실시간 관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징은 최근 잦아지고 있는 국지성 집중호우를 예보하는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빠른 시간에 구름이 두꺼워져 다량의 비가 내리는 만큼 실시간으로 비구름의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11월 말~12월 초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

연구원 내 위성시험동에 들어서자 조립을 마친 천리안위성2A호가 금빛 자태를 드러냈다. 4.6m 높이에 무게가 3.5톤이나 나가는 천리안위성2A호는 이미 조립이 끝나 단열재에 싸여 있었다. 위성이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나갈때 맞이할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견디기 위해서다.

천리안위성2A호의 무게 3.5톤 중 약 2톤은 위성을 궤도진입·수정 시에 사용하는 연료다. 현재 이 연료가 발사 중에 새지 않을지 가스를 주입해 누설 부위를 검사하는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발사전 필요한 주요 검사는 모두 마친 상태. 항공우주연구원은 위성의 기능과 전기를 통합시험하고, 위성이 우주에 나갔을때를 가정한 전 단계의 시험환경을 갖췄다.

천리안위성2A호는 빠르면 11월 말~12월 초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아리안5'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이 곳은 적도 부근으로 허리케인 피해가 없고, 정지궤도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발사성공률은 96%에 달하지만, 이동 중 혹시 발생할지 모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최 단장은 "천리안위성1호를 발사할 때 현지 이송경로에 있는 다리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겨 해상수송으로 변경돼 발사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천리안위성1호의 경험을 바탕으로 천리안위성2호의 위성구조체, 히트파이프, 위성탑재컴퓨터, 전력배분장치 등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천리안위성2호의 플랫폼은 조기경보, 항법, 자료중계, 통신방송위성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5번 연료분사 후 정지궤도 진입

연구원 내 위성종합관제실에 가보니 수십대의 모니터에서 오퍼레이터들이 위성에서 보내오는 정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자동화가 적용돼 있다고는하나 위성의 원데이터가 오류 없이 전송됐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천리안위성2A호는 발사체에서 분리된 뒤 자체연료를 소진(버닝)하는 5번의 궤도 진입과정을 거친다.

처음에는 타원으로 지구를 돌다가 점점 원형에 가깝게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약 20일이 소요되는 이 기간에 대전 항공우주연구원에 있는 위성관제소(SOC)에서 정지궤도 진입에 힘을 쏟게된다.

연구원 측은 "위성이 발사되는 순간에 제일 먼저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험회사고, 그 다음이 발사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라며, "위성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저궤도위성(700㎞)이 지상으로 추락하지 않으려면 초속 7.5㎞의 속도로 비행해야 하는데, 정지궤도위성의 경우 약 초속 3㎞ 정도면 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중력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

항공우주연구원은 천리안위성2A·B호를 위해 지름 9m급 전용 지상국을 개발하기도 했다.

천리안위성2A호는 발사 후 정상 궤도에 진입하면 약 6개월간의 초기 운영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빠르면 내년 여름에 다가올 장마와 태풍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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